LIFE/글쓰기

말은 돌고 돌아

서연 瑞姸 2025. 5. 2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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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템포는 한박자 늦다
아니 어쩌면 한박자가 아니라 두세박자쯤 느릴지도


모든건 내 이야기이다
사랑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가만히 노래만 듣고 있었다
가만히 노래를 들으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기 때문에
가만히 노래를 듣는다
그리고 가만히 있는 걸 잘 못하기 때문에
노래를 듣는 이유도 있다


그러다 어떤 사람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왜 당시에 그 사람이 나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했기에
그토록 말해 주었는지에 대해
시간이 지나 알게 되는 것일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멍때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을 시작하지 않아도 되고
이미 충분히 많이 달려왔다고 생각했다
역시 뒤쳐짐도 두렵지 않아졌다 그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의 방향이 맞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거짓말은 하나도 없었지만
어쩜 나에게는 항상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건 조급함일까 빨리 모든걸 정리 해야만 한다는 강박일까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적은 없었는데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그냥 흩어졌다
흩어진 정신의 기분은 좋지 않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스라히 평화로워서
이대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건 내 방식의 사랑인데
그 사람은 이런 내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뭐 아무튼 시간이 지나도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되리란 쉽지 않다
하지만 포기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글을 쓴다
그렇게 글을 쓰다보니
벌써 12시가 넘었고 오늘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문득 또 다른 책임감이 들어
일을 손에 잡으려 한다


가만히 있어 보자 생각한다
그리고 책을 좀 읽고 싶다
사람이 없을땐 항상 책으로 위로 받았다
책에 신기하게도 때마침 나를 위해 준비되었다는 듯
구절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 말로 일주일을 산다
그 말로 한달을 산다
그 말로 3개월을 산다
그 말로 1년을 산다
말은 돌고 돌아 다시 내 안으로 들어온다
내가 나를 사랑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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