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글쓰기

좋아하는 글들만 모아서

서연 瑞姸 2025. 2. 4. 22:34

안녕 잘지내 ? 
그냥 잘 지내냐고 묻고 싶었어


저 말은 내가 좋아하는 말이야 
왜냐면 나는 그냥이라는 말을 제일 좋아해
왜냐면 그냥이라는 말은 내가 봤을때
사랑이랑 가장 가까운 단어야
 
내가 너를 왜 좋아했는지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그것도 사실 별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
하나 하나 조목 조목 따져본다면
그냥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 모든걸 설명하기엔 설명할만한 말이나
단어 같은건 없어서 그냥이었는걸
그건 그냥 그냥이었던거야


요즘 몇일 전부터 내가 저 말을 되뇌였어
 
있잖아 만약에 이 세상에 내가 하는 속마음을 다 듣고
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저 아이가 많이 아픈가 싶을거야
왜냐면 나는 똑같은 말을 계속하거든
이유는 모르겠어 아마 내 자신이 듣지 않기 때문인걸까


그래서 똑같은 말을 되뇌여.
요즘에는 옛날 생각이 많이 났어
예전에 아빠가 컴퓨터로 영화 보여준적 있었는데
빠져 들어서 봤던 기억 같은게 났던거 같아.
니모를 찾아서 였나
뭐 아무튼.
그리고 내가 무슨 말을 했게 ?
있잖아. 내가 너를 다시 볼 수 없다는게


이 말이 자꾸 맴돌더라
이유는 잘 모르겠어
분명히 딱 저 말은 아니었고
있잖아 내가 어쩌구 저쩌구 다시 볼 수 없다는게
이런 말이었는데.


19살때인가 내가 서울에서 혼자 돌아 다닐때
서점을 정말 많이 갔었는데
내가 그때 처음 천번을 울어야 어른이 된다
제목이 
방금 검색해 봤는데
천번은 울어야가 아니라 천번은 흔들려야네
뭐 아무튼
뭐 책 제목이 이런게 다 있나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 말이 참 맞다고 생각해
뭐 난 천번을 울어야로 기억했으니까
정말 첫번을 울어야 어른이 되는걸까 생각했어
그게 참 웃겨
뭐 아무튼
그래서 진짜로 내가 천번정도 울었을까 ?
이쯤 되면 천번정도 울었을까 ?
생각도 해봤어
근데 뭐 아무튼
내가 우는건 네 마음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인거야.


나는 사람이 변하는걸 보면서 마음이 참 아팠어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 사람은 왜 그렇게 변했을까 ?
하는 그런 생각들
근데 나는 그 사람이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왜냐면 그 사람은 항상 한결 같았기 때문에


내가 기억하는건 어쩌면 내가 많이
조금 많이 미워 했던 사람이고
나는 그 사람을 기억하게 된것 같아
그래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
그 사람은 말없이 그저 묵묵히 존재를
드러내곤 했지만
그리고 역시나 난 그 사람과
참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해
그래서 또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


최근에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어.
집이 어디 일까 생각해 봤어
그리고 또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


애써도 열리지 않는 길은
내 마음의 허락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어
이 세상 어떤 것과도 맞바꿀 수 없는 나의 기억이
나를 그렇게 슬프게 해
그래도 참 다행이야. 살아있어서
좋아하는 말들만 모아서 기록해.


그애는 항상 맞는말만 했어
난 그땐 그애 말이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는데
그리고 그애는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도
항상 나한테 맞는 말만 해줬고
아마 서로가 서로에게 맞는 말을
해주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내가 그 힘든 시간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할거' 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난 위태롭고 아무 정처 없고
근데 서로에게 기댔던 나의 시간이
그리워져서 
아 지나 갔구나. 그래서 내가 이제 그때의 시간을 
바라 볼 수 있게 된걸까. 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
떠나서 온 지금보다 그때를 그리워 하고 있다는게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또 난 지금의 시간을 그리워 하겠지.
그래서 참 다행이야
많이 힘들고
많이 어려웠는데
그래도 약속한게 있으니까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까 최선은 다하려고 해
그 끝에는 또 어떤 감정이 남을까 궁금하다.
다시 또 글쓰러 찾아올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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